1. 수학여행 폐지 이슈
수학여행은 대부분 봄철에 진행되면, 세월호 역시 봄철인 4월 일어난 수학여행 참사입니다. 2014년 4월, 교육부에서 일단 2014년 1학기 수학여행은 물론 체험학습도 전면 금지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학생과 부모님들의 불안을 감안해 1학기에 예정된 수학여행을 그대로 진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단체 이동시 안전에 관련된 매뉴얼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고, 수학여행 자체의 존폐 문제에 대해서는 학생과 교사 등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한 뒤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습니다. 사실 이는 사고의 원인이 수학여행이 아님에도 수학여행을 중단시켰다는 점, 무엇보다도 당시 기준으로 4~5년 전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에도 전면 금지까지는 가지 않았기에 더욱 논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전대책이 제대로 강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일선 학교의 수학여행을 기존 일정대로 진행시키다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수학여행 관련 대형 참사가 연속 발생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1학기 수학여행을 잠정 금지시킨 것을 무작정 비난만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에 대한 이미지가 학교 수련회에 비해 상당히 긍정적이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학여행이 취소된 것에 앙심을 품고 모 고교생이 유가족을 모욕하는 인터넷 게시물을 올린 것이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세월호 참사로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었다며 토로하는 사람의 SNS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을 가고 싶지 않은 학생들은 의견을 존중하여 빼주고, 학년 전체가 한 장소에 단체로 떠나는 것이 아닌 학급별 또는 6~10명의 소규모 그룹 형태의 테마 수학여행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서구권에서는 동아시아처럼 학년 전체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소규모 그룹별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지도 한국처럼 서울, 부산, 에버랜드, 설악산, 제주도, 경주시 등 거의 전통적으로 정해진 목적지로 똑같은 코스를 가는 패키지 여행보다는 소규모 그룹별로 목적지를 달리 해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부는 4월 수학여행을 잠정 중단할 당시에는 수학여행 취소로 인한 위약금을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논의해 예산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하였으나, 뒤늦게 말을 바꿔서 별다른 대책이 없음이 드러나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교육부는 6월 말에 안전요원 배치 등 안전대책이 강구된 조건 하에 소규모 단위로 수학여행을 재개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성이 없고 까다롭기만 한 성의 없는 안전지침으로 인해 오히려 수학여행을 포기하는 학교가 속출했습니다. 간다고 해도 중학교 이하로는 학생들끼리 코스를 여러 조건에 맞춰 정하는 것이 힘들고, 결국 흐지부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6~10명의 소규모가 아닌 한학급 규모로 이동하는 학교도 많아서 이래저래 혼란 스러 웠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그러한 소규모 수학여행마저도 2015년에 메르스 여파로 대거 취소 내지는 연기되면서 또다시 수학여행 암흑기가 이어졌습니다.
2. 수학여행 재개
2016~2019년 기준으로 수학여행 혹은 단체 탐방을 가게 되면 안전요원의 규모가 과거에 비해 많이 커졌습니다. 학교 자체 안전요원을 포함하여 대한적십자사 파견 안전요원, 해당 지역 수학여행콜센터 안전요원 겸 가이드까지 45인승 관광버스에 담임, 부담임교사 포함 5명 내외의 인솔요원이 탑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기다가 교감 혹은 교장, 학년 전담 과목교사가 같이 탑승하면 더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년 전체가 수학여행을 가지 않고 반별로 분산하여 수학여행을 가는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제주도로 갈 경우에는 여객선이나 대한항공 기준 보잉 747-400에 368명을 한꺼번에 태우는 게 아닌 보잉 737-900에 180 또는 보잉 737-800에 189명씩 각각 2대의 항공기에 태우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학년당 368명을 넘어서는 학교의 경우에는 무조건 2대 이상은 필요합니다. 다만 소규모 그룹까지는 아니고 2~3개 반 정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한 학년 전체가 같은 곳으로 가는 대규모 수학여행을 재개하는 학교들도 생겨나긴 했으나, 세월호 참사 이전만큼 대규모 수학여행이 활발한 편은 아닙니다. 한술 더 떠서 이후로는 학교 수련회 마냥 가까운 지역에 있는 수련회장이나 유스텔만 가는 학교도 많아졌습니다.
2022년 5월 2일부터 수학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었으며 5월 23일부터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일부 학교는 2022학년도 시작 전에 학년도 계획에서 아예 수학여행을 빼 버려 다른 현장체험학습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발생해 일부 2008년생들은 수학여행을 코로나19 때문에 두 번이나 못 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2022년 여름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수학여행 재개를 가을에 하기로 했던 학교들은 자동적으로 수학여행이 다시 취소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행되지는 않았습니다.
2023년에는 일명 노란버스법 이라고 불리는 교통수단 관련 법적 문제 때문에 수학여행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1969년~1970년, 2014년~2015년, 2020년~2021년, 2023년 2학기(초등학교 한정)에는 대부분의 학교가 수학여행이 취소되었습니다. 심지어 앞의 3개 사태는 2년 가까이 여파가 큰 탓에 이때 학창 시절을 보낸 세대는 수학여행을 못 가기도 했습니다. 신종플루는 앞뒤 2개 팬데믹에 비해 비해 영향이 매우 미미해서 2009년 2학기 수학여행은 취소한 곳도 많았지만 가는 곳이 더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