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2 전북 부안 변산 마실길 3코스, 전나무 숲길, 7코스 서해의 절벽과 전나무 향, 그리고 염전의 하얀 결정이 하루 안에 펼쳐지는 부안 변산반도. 적벽강 노을길 3코스에서 시작해 내소사 숲길로 호흡을 바꾸고 곰소 소금밭길 7코스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동선을 직접 걸으며 확인했다. 9시간의 걷기가 어떻게 평생 기억에 남는 풍경으로 각인되는지, 그 생생한 기록을 지금부터 글로 남기고자 한다.1. 적벽강 노을길 3코스 아침 9시, 격포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변산 마실길 3코스의 시작점에 섰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이 길을 3시간 안에 걸을 수 있을까'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했고, 그게 정답이었다. 적벽강과 채석강으로 이어지는 이 9.8km 구간은 걷기보다 멈춤이 많은 길이었고, 계획했던 시간보다 40분을 더 썼지만 단 한순간도 아깝지 않았다. 해안.. 2026. 2. 14. 전북 군산 월명공원, 은파호수공원, 군산 맛집 군산은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하루가 꽉 차는 도시였다. 월명공원 숲길에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은파호수공원 수변길을 따라 느릿하게 걸으며, 군산 특유의 맛으로 배를 채운 완벽한 하루였다.1. 월명공원 산책아침 일정은 월명공원으로 시작했다. 군산 시내 한복판에 있었지만, 입구를 지나 숲길로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완만한 오르막과 정비된 산책로 덕분에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었고, 걷는 동안 솔향과 흙냄새가 은근하게 따라왔다. 중간중간 전망대에 서니 군산항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는데, 바다와 도시가 나란히 놓인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시야가 트여 있어 답답함이 없었다. 월명공원은 천천히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숲이었다. 내려오는 길에 은근히 보이는 근대 건물 지붕들과.. 2026. 2. 6. 남원 실상사, 지리산 둘레길, 남원 한끼 가을이 깊어질수록 마음은 조용한 곳을 찾는다. 지리산 자락 천년 고찰 실상사의 고요함, 지리산 둘레길과 광한루원의 가을 풍경, 남원 추어탕의 구수한 맛이 완벽한 하루를 만들었다.1. 실상사남원 시내에서 차로 20분 남짓 달리자 도로 너머로 보이는 산 풍경이 확연히 달라졌다. 지리산 자락으로 접어들수록 논과 밭, 낮은 산들이 이어졌고 그 끝에 실상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실상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에 창건된 사찰로, 한국 선종의 발상지 중 하나로 알려진 곳이었다. 이름처럼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추구했던 사찰답게, 첫인상부터 소박하고 단정했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자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담담한 가을빛을 품고 서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가 공간을 채웠.. 2026. 2. 5. 정읍 내장산 단풍터널, 백양사, 정읍의 맛 가을이 오면 자연은 색으로 말을 건넨다. 내장산 단풍터널의 붉은 지붕 아래를 걷고, 백양사와 내장사의 고요함 속에 머물며, 정읍 한우국밥으로 몸을 녹인 완벽한 가을 하루였다.1. 내장산 단풍터널아침 일찍 정읍에 도착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내장산 국립공원 입구 단풍터널이었다. 내장산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단풍 명소답게, 가을이면 산 전체가 붉은색과 주황색, 노란색으로 겹겹이 물들었다. 특히 국립공원 입구에서 내장사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1.5km 구간은 단풍터널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했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단풍나무들이 하늘을 가득 덮고 있어, 마치 붉은 지붕 아래를 걷는 기분이 들었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 때마다 색감은 더욱 선명해졌고, 바람이 불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발밑을 채.. 2026. 2. 5. 전북 완주 운일암 반일암, 위봉산성, 로컬 밥상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찾은 완주 계곡은 천연 냉장고였다. 운일암·반일암의 차가운 계곡물과 절벽 그늘, 위봉산성의 숲길, 완주의 로컬푸드인 한우육회비빔밥과 된장찌개로 채운 여름 밥상이 완벽한 하루를 만들었다.1. 운일암·반일암완주군 동상면에 위치한 운일암·반일암 계곡은 여름이면 빼놓을 수 없는 숨은 피서지였다. 입구부터 계곡물이 졸졸 흐르고, 양옆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이 감싸며 깊은 숲으로 이어졌다. 도로를 따라 계곡과 평행하게 이어진 드라이브 코스를 지나니, 본격적으로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와 만났다. 운일암은 구름이 쉬어가는 바위, 반일암은 햇빛이 반나절밖에 들지 않는 암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 그대로 여름에도 햇볕이 깊숙이 들지 않아 늘 서늘한 그늘이 형성되어 있었고,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 2026. 2. 3. 전북 김제 금산사, 도솔천과 벽골제, 김제 밥상 가을은 단풍을 따라 마음도 물드는 계절이다. 특히 전북 김제는 드넓은 호남평야를 바탕으로 한 농경 문화와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깊이 남아있는 곳이다. 옛 김제의 정취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볼거리와 장소, 바로 천년 역사를 품은 김제 금산사의 고요함, 모악산 자락의 붉은 단풍길, 지평선이 펼쳐진 들녘과 정갈한 향토 밥상이 완벽한 여행 이었다.1. 금산사 – 천년 고찰과 단풍이 어우러진 산사길김제시 금산면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금산사는 통일신라 시대 창건된 대표적인 불교 사찰로, 대한민국의 보물과 국보가 가득한 유서 깊은 절이다. 가을이면 사찰 경내는 단풍으로 수놓아지고, 그 붉은색이 오래된 전각의 단청과 어우러져 말 그대로 시간을 걷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 일찍 도착한 금산사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 2026. 1. 31. 이전 1 2 3 4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