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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한옥마을, 남부시장, 맛집

by 여행 줌마 2026. 1. 25.

전주 한옥마을 겨울 전경

겨울 전주 한옥마을은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곳 한옥마을에는 735채의 한옥이 자리하고 있으며, 1910년 조성되기 시작한 우리나라 근대 주거문화 발달과정의 중요한 공간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전주를 찾는 이유는 눈 내린 기와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뜨끈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이 주는 위로, 한복을 입고 돌담길을 거니는 낭만이 겨울철 한옥마을만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곳은 혼자서든 가족과 함께든 연인과의 데이트든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겨울에는 따뜻한 먹거리와 역사적 명소들이 어우러져 감성 가득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1. 전주 한옥마을에서 즐기는 겨울 감성

한복을 빌려 입고 골목길을 걷는 순간,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골목 곳곳에 자리한 한복 대여점에서는 화려한 전통 한복부터 개량 한본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겨울 한복체험의 백미는 역시 눈 내리는 날이다. 하얀 눈이 쌓인 기와지붕과 돌담길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 한 장으로도 충분히 추억으로 남는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경기전이었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이곳은 고즈넉한 정원과 단아한 건물들 사이를 걸으면서 마음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붉은 홍살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고요함이 온몸을 감쌌다. 정전 앞 넓은 마당에는 발자국 하나 없는 눈이 소복했고, 그 위로 겨울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어진이 모셔진 본전 앞에 서니 500년 넘는 세월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경내를 천천히 거닐며 전각 하나하나를 둘러보는데,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이 바람에 따라 은은하게 울렸다. 그 소리가 겨울 공기를 타고 퍼지는 순간,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역사의 공간임을 실감했다. 경기전을 나와 바로 옆 전동성당으로 향했다.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이 눈 내린 풍경과 어우러지니 묘한 감동이 일었다. 1914년 완공된 이 성당은 호남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순교 성지이기도 하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니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바닥에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높은 천장과 아치형 구조가 만들어내는 울림이 특별했다. 잠시 벤치에 앉아 그 공간의 정적을 느꼈다. 밖으로 나오니 성당 앞 광장에 눈이 더 쌓여 있었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몇몇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추위에 지친 몸을 녹이고 싶다면 한옥카페로 향하자. 대청마루에 앉아 유자차나 대추차를 홀짝이며 창밖 설경을 감상하는 여유가 전주 겨울여행의 진수다

2. 한옥마을 근처 남부시장 청년몰, 전주향교

한옥마을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주변 명소들도 놓치지 말자. 한옥마을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남부시장 청년몰, 이곳은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 만든 독특한 공간이다. 시장 2층에 자리 잡은 청년몰은 카페, 공방, 소품 가게 등이 모여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문을 연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직접 구운 빵과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이 추운 아침을 녹여주었다. 겨울 햇살이 가게 안까지 스며들며 따뜻하게 감쌌다. 청년 상인들의 열정이 묻어나는 공간마다 독특한 개성이 살아 있었다. 한지로 만든 조명,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액세서리, 손으로 직접 만든 도자기 등 하나하나가 정성스러웠다. 특히 한 공방에서는 전주 부채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는데, 대나무를 깎아 살을 만들고 한지를 붙이는 세밀한 작업이 인상적이었다. 장인의 손길이 닿은 물건들은 공산품과는 확연히 다른 온기가 있었다. 시장을 나와 전주향교로 향했다. 조선시대 교육기관이었던 이곳은 한옥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담벼락을 따라 걷는 동안 정적이 깊어졌고, 여행 중 유일하게 혼자 있는 느낌이 들었다. 홍살문을 지나 명륜당으로 들어서니 고즈넉한 분위기가 몸을 감쌌다. 유생들이 공부하던 강당과 기숙사였던 동재와 서재를 둘러보며 옛 선비들의 생활을 상상해 보았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었고, 그 앞에 서니 절로 마음가짐이 숙연해졌다. 향교 마당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은행나무 고목이 눈에 들어왔다. 수백 년을 이곳을 지켜온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그 존재감만으로도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향교 근처 작은 한지공방을 미리 예약해 두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지 특유의 은은한 향이 코끝을 스쳤다. 공방 주인께서 한지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전주 한지는 닥나무 껍질을 삶아 두들겨 만드는데, 질기면서도 부드러워 천 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직접 만져보니 그 질김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손글씨 엽서 만들기 체험을 시작했다. 한지 위에 붓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먹물이 번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썼다. 잊혀가는 손맛을 새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완성된 엽서를 보니 삐뚤삐뚤하지만 내 손으로 만든 것이라 더 애착이 갔다. 공방을 나오며 작은 한지 소품 몇 개를 구입했다.

3. 한옥마을 근처 맛집과 한옥스테이

점심때가 되어 한옥마을 외곽의 삼백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오래된 맛집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주문과 동시에 나온 국밥은 뚝배기에 가득 담겨 있었다. 전주에서 먹는 국밥은 더 진하고,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속이 확 풀리는 맛이었다. 새우젓을 넣어 간을 맞추니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안에 가득했다. 콩나물은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면서도 국물 맛을 머금고 있었고, 밥을 말아 먹으니 한 그릇이 금방 비워졌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주는 위안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따끈한 국밥을 먹고 나니 고등학교 학창시설 들렀던 학교 앞 베테랑 칼국수가 생각났다. 하교 후 친구들과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종종 들러 먹었던 추억의 맛집이다.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고운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가 국물이 넘칠 만큼 가득 담겨 있어 칼국수 면을 한 젓가락 들어 올려 내입에 넣었을 때 고소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쫄깃한 면발은 다 먹을 때까지도 불지 않고 식감이 유지되었다. 옛 고등학교 시절에는 들어가면 바로 앉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오늘은 그 맛을 추억으로 되새겨본다. 전주는 비빔밥으로 더 유명하다. 다양한 나물과 고추장이 어우러진 돌솥비빔밥을 맛보면 왜 전주가 음식의 고장인지 실감난다. 기념품으로는 풍년제과 본점의 초코파이를 추천한다. 전주 명물로 소문난 수제 초코파이는 달콤한 크림과 잼이 듬뿍 들어가 한입 베어 물면 행복이 입 안 가득 퍼진다. 겨울철에는 전주는 따뜻한 국물요리와 디저트 위주로 코스를 짜면 추위를 잊고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을 마치며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채 현대적 편의시설과 문화콘텐츠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눈 내린 기와지붕의 서정적 풍경,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콩나물국밥 한 그릇이 주는 위안은 추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1410년에 세워진 경기전과 로마네스크 양식의 전동성당 같은 역사유적부터 남부시장 청년몰의 젊은 에너지까지, 전주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다. 근처 명소들과 함께 연결하여 한옥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1박 2일 코스로 즐기면 전주의 진면목을 더 깊이 체험할 수 있다.